NYLON
2012.09
지난달 막 스무 살이 됐네요. 생일날은 뭐했어요?
생인엔 팬들과 팬미팅을 하고, 연습실에서 형들이랑 생일 파티를 했어요. 그리고 가족과 케이크에 초를 꽂고 축하 파티를 했어요. 하루 동안 세 번이나 케이크를 불었어요.
스무 살 생일 파티인데 특별한 일은 없어요?
사실 저는 뭔가 서프라이즈한 것을 좋아해요. 미국식이라고 하면 좀 웃긴데, 갑자기 절 아는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축하해주는 그런 것들요. 그게 왜 좋으냐면요, 뻔히 케이크를 불고 선물을 주는 방식보다 상대방을 위해 더 생각하는 것 같아서 예요. 물론 뻔한 생일 파티도 싫은 건 아니지만요.
이번엔 아무도 서프라이즈한 파티를 해주진 않았어요?
제가 받은 적은 없고, 지난번에 다른 사람 생일에 서프라이즈 파티로 놀라게 해준 적은 있어요.
언제요?
저희 멤버 중 키 형 생일에 형들하고 짜고 혼나는 연기를 했어요. 막 혼나는 분위기를 연출해서 키 형은 모르고 멤버들이랑 같이 혼나는 거예요. 그러다가 갑자기 ‘서프라이즈’하면서 축하해줬어요. 형이 울더라고요. 진짜 웃겼어요. 그래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그런 게 재미있어요?
재미있죠! 아, 그러고 보니 제 생일에도 예전에 멤버들이 몰래카메라를 했어요. 그런데 처음부터 다 티가 나서 재미가 없었어요. 서프라이즈가 아니죠, 그런 건.
과거를 돌이켜보니 열아홉에서 스무 살이 될 때 기분이 좀 달랐던 것 같아요. 스무 살이 되면 뭔가 크게 달라질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어때요, 태민 씨는?
정말로 열아홉 살 때는 스무 살이 되면 달라지는 게 많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게 있었어요. 정작 스무 살이 되고 나니 그리 많은 것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요. 하지만 일단 법적으로 가능한 게 많아졌어요. 오늘처럼 나름 센 화보를 찍는 것도 가능해졌고요. 외모도 예전보다는 젖살이 좀 빠진 것 같고, 성격도 변하는 것 같아요. 눈에 띌 정도는 아니지만 아주 조금씩요.
샤이니의 막내로만 봐서 그런지 남자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는데, 태민 씨가 어느새 남자로 훌쩍 자랐네요.
남잔데 남자라는 말이 안 어울리다니!(웃음)
지금까진 소년이란 느낌이 강했단 얘기예요.
그런가요? 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팬들이 그렇게 얘기해주실 때는 있지만요.
오늘도 일본에서 바로 이 스튜디오로 온 거죠? 생각해보니 태민 씨야말로 전 세계 스무 살 중 바쁜 사람 중 한 명일 것 같아요.
저요? 아니에요.(웃음) 아닌가? 또래보다 조금 바쁜 것 같기도 하고….그런데 어릴 때부터 이렇게 움직이는 게 일상이라서 특별히 바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4년 전에 데뷔를 하고, 그간 충분히 쉬어본 적이 없죠?
국내 활동을 하지 않을 때도 해외 활동을 하거나 연습을 하니까요. 어릴 때 데뷔하기 이전부터 이 정도로 바쁠 건 예상했어요. 알고 시작해서인지 쉬지 못해서 힘든 건 없어요.
그렇다면 꽤 성숙한 초등학생이었네요. 데뷔 전부터 그런 사실을 알았다니!
연습생 때 형이나 누나들에게 데뷔하고 나면 힘들단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저는 쉬는 날에도 연습하러 가요. 힘든 일이 아니에요. 당연한 거고. 그 안에서 재미를 느껴요. 쉬려고만 하는 게 팬들에게도, 저한테도 못할 짓이란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쉬지 못하기 때문에 투정을 부릴 이유가 없죠. 오히려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주 어릴 적부터 이 일이 적성이란 걸 알았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그렇게 어린 나이에 확신했죠?
초등학교 2~3학년부터 춤에 관심이 많았어요. 음악 방송을 보면서 춤추는 사람이 멋져 보여서 그쪽 관련 일을 하고 싶었어요. 따라 해보면서 재미를 느꼈고, 기회가 되어 오디션을 보고 일을 시작한 거죠. 다른 일에 대한 꿈은 한 번도 꾸지 않았어요. 이게 제 길이란 확신이 있었으니까요.
열여섯 살에 데뷔했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연습생이라 연습 기간이 짧진 않았어요. 당시에 데뷔하면 꼭 이루고 싶은 목표 같은 게 있었나요?
신인상을 받는 게 목표였는데 그건 이미 이뤘죠. 운이 좋게도요. 신인상을 받은 후엔 단계적으로 목표를 세위요. 계속 도전할 목표를 만들죠. 음악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연기에 도전하고도 싶고, 뮤지컬도 하고 싶어요. 싱어송라이터로 자리 잡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미술과 관련되지 않은 모든 예술 활동에 관심이 있어요.
미술은 왜요?
그림을 진짜 못 그려요. 하하하.
연기에 도전하는 꿈은 곧 이뤄질 것 같던데요?
아마 그럴 것 같아요. 지금도 연습을 하고 있어요. 처음부터 크게 욕심을 부리진 않을 거예요. 저와 가장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도 맡아보고 싶고, 저와 상반된 이미지의 캐릭터도 맡아보고 싶어요.
태민 씨와 상반된 이미지는 뭐라고 생각하는데요?
일단 아무래도 여러분이 제게 기대하는 이미지는 밝고, 항상 웃고, 막내 같은 거겠죠. 그런 반면 상반된 이미지는 진지하고, 엄숙하고, 또 뭐가 있을까요? 정확히 임금님 같은 그런 이미지요.
임금님요? <해를 품은 달> 속의 ‘훤’같은 이미지를 얘기하는 거예요?
네. 그거요! 그런데 정말 지금의 저랑은 안 어울릴 것 같아요.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어요. 저도 근엄한 모습과 어울릴 수 잇따는 걸 보여주려고요.
스무 살이 돼서 새롭게 생긴 목표가 있나요?
지나고 나니, 제가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요. 4년이란 시간 동안 제가 뭘 했는지 돌이켜보면 정말 많이 이룬 것도 같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도 같고요. 그래서 스무 살이 되면서 마음먹은 게 있어요. 좀 더 흔적을 남기는 삶을 살자고요. 그게 어떤 식으로 풀릴지는 모르겠지만요.
오늘 이 인터뷰와 화보가 샤이니로 데뷔한 후 처음 혼자하는 거였죠? 형들 없이 혼자서 모든 걸 다 했는데 기분이 어때요?
더 편해요! 제 세상이네요. 속이 편해요. 하하하. 정말 매일 혼자만 하면 좋겠어요.
하하하.
그건 농담이고요. 형들이 있었다면 촬영장 분위기가 더 좋았겠죠. 그리고 이 안에서 시너지가 더 많이 났을 거예요. 각자가 하는 것보다 더 많은 합을 멤버가 같이 있을 때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태민 씨는 나이가 드는 게 좋은 일 같아요?
물론 좋은 일이죠. 좋지 않은 일이라고 해서 그걸 거스를 수도 없잖아요? 순간이 다 행복한 것 같아요. 그래서 나이 드는 게 나쁜 일 같지는 않아요. 나이 먹으면서 생기는 좋은 일이 늘어나니까요. 아, 한 가지 나쁜 점이 있네요.
뭔데요?
얼마 전에 키 형이 저한테 이제는 아이 크림을 써야 한다는 거예요. 심지어 저를 한참 쳐다보더니 눈가에 주름이 생긴 것 같다고 하더라니까요. 아니라고 막 우겼는데, 어쩌면 이제 저도 아이 크림을 발라야 할지도 몰라요.